진폐 진단수당, 2010년 이후 동결…최저임금·물가 상승에도 그대로
연간 추가 재원 8억원 안팎 추산…근로복지공단 “적극 검토하겠다”
2026년 10월 23일,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강원 동해·태백·삼척·정선)이 16년째 하루 5만원으로 동결된 진폐 진단수당을 현실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진폐 환자들이 정밀진단을 받는 동안 발생하는 생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수당을 두 배인 10만원으로 인상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 의원은 이날 열린 고용노동부 산하 공공기관 국정감사에서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진폐 진단수당의 장기 동결 문제를 지적했다.
현재 근로복지공단은 석탄 광산 등 분진작업에 종사했던 근로자가 진폐 판정을 위해 2차 정밀진단을 받으면 최대 3일간 하루 5만원씩 지급한다. 지급 한도는 총 15만원이다.
이 의원은 진단수당이 2010년 11월 21일 이후 한 차례도 인상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당시에는 5일간 입원 진단을 받는 근로자의 통상임금을 기준으로 생계비를 보전했다.
이후 고용노동부 고시 제2010-23호가 시행되면서 3일간의 입원 정밀진단에 따른 노동 상실을 보전하는 명목으로 하루 5만원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이 의원은 “당시 최저임금 일당인 약 3만3000원보다 높게 책정됐던 5만원이 16년이 지난 지금까지 단 한 차례도 변경 고시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박승흡 근로복지공단 이사장은 진단수당이 장기간 동결된 현실을 파악하고 있지만, 진폐 이외 다른 질병 신청자와의 형평성 문제가 있다는 취지로 답했다.
이 의원은 진폐의 특수성을 고려해야 한다며 반박했다.
그는 진폐가 한 번 발병하면 완치가 어려워 환자들이 평생 고통을 겪는 질환이라고 설명했다.
과거 광산 노동자들의 진폐 피해는 개인의 부주의보다 정부와 사업주의 무관심과 무지에서 비롯된 산업재해라는 점도 강조했다.
이 의원은 “다른 산업재해에는 없던 특별 보상을 진폐예방법과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별도로 규정한 것은 진폐 근로자를 특별히 보호하기 위해서였다”며 “특별한 예우를 위해 만든 제도를 일반화해 다른 산재와 형평성이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방치하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말했다.
최저임금과 물가가 큰 폭으로 올랐는데도 진단수당을 손보지 않은 것은 정책적 관심이 부족하기 때문이라는 비판도 제기했다.
이 의원은 진폐 환자가 고령화로 줄어드는 상황에서 이들의 생계 부담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실이 근로복지공단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진폐 진단수당 지급 인원과 총액은 최근 감소세를 보였다.
신규 진입자가 많지 않은 데다 기존 수급자의 고령화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연도별 지급 현황은 2023년 6391명, 9억4600만원에서 2024년 5905명, 8억6100만원으로 줄었다.
2025년에는 5842명에게 8억1400만원이 지급됐다. 2026년은 7월 기준 3911명에게 5억6600만원이 지급됐다.
재원은 산재보험기금과 에너지 및 자원사업 특별회계(에특회계)가 나눠 부담한다.
2025년 기준 산재보험기금에서 약 6억원을 부담했고, 진폐예방법에 따른 진폐 근로자 지원 예산인 에특회계에서 약 2억1400만원을 지원했다.
각각 전체 지급액의 약 74%, 26% 수준이다.
이 의원실은 진단수당을 하루 5만원에서 10만원으로 인상하더라도 추가 재원은 연간 8억원 안팎에 그칠 것으로 추산했다.
인상에 따른 추가 부담액은 산재보험기금에서 약 6억원, 에특회계에서 약 2억원으로 예상했다.
하루 8만원으로 인상할 경우 산재보험기금의 추가 부담은 약 4억원으로 추산됐다.
이 의원은 진폐 환자들이 정밀진단을 받는 3일 동안 일을 하지 못하면 당장의 생계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재명 대통령이 선거운동 당시 강원도 태백을 찾아 광부들의 헌신과 희생에 대한 특별 보상을 약속한 점을 언급하며 “말로만 보상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도 관련 문제가 거론됐지만 실질적인 개선으로 이어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고용노동부와 산업통상자원부가 협력해 에특회계 보조와 산재보험기금 지원을 확보하고 진단수당을 인상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승흡 근로복지공단 이사장은 이 의원의 지적에 대통령의 국정 철학에 동의한다는 입장을 밝히며 “주신 말씀을 새기면서 반드시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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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성돈 기자(hizonenews@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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