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무태만·부실처리 21건으로 최다…금품·향응 수수도 15건
검사 수사지휘 폐지 앞두고 근로감독관 수사 공정성 확보 요구
근로감독관의 직무태만과 부실처리, 금품·향응 수수 등 비위가 최근 5년간 77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오는 10월 2일 개정 형사소송법 시행을 앞두고 수사 공정성을 확보할 통제 장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이 고용노동부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21년부터 2026년 8월까지 징계처분일 기준 근로감독관 징계는 모두 77건으로 집계됐다.
근로감독관은 임금체불과 부당노동행위 등 노동관계법 위반 사건을 조사하고 수사하는 업무를 담당한다.
노동 현장에서 사업주와 노동자 사이의 분쟁을 다루는 만큼 사건 처리의 공정성과 직무상 청렴성이 중요한 직무다.
연도별 근로감독관 징계 건수는 2021년 4건, 2022년 11건, 2023년 19건, 2024년 15건, 2025년 16건으로 나타났다. 2026년에는 8월까지 12건의 징계가 확정됐다.
징계 사유 가운데 가장 많은 것은 직무태만 및 부실처리였다.
모두 21건으로 전체 징계의 상당 부분을 차지했다. 업무를 부적정하게 처리하거나 문서를 위조하는 등의 사례가 포함됐다.
음주운전 및 음주측정 거부는 17건이었다. 향응·금품수수 등 청렴의무 위반은 15건으로 집계됐다.
성희롱·성매매 등 성비위는 12건, 갑질과 사업장 내 부적절한 발언, 협박 등 권한남용 및 기타 비위도 12건이었다.
특히 직무태만·부실처리와 향응·금품수수는 모두 36건으로 전체 징계 77건의 46.8%를 차지했다.
근로감독관의 핵심 업무인 노동 사건 조사와 수사 과정에서 발생한 비위가 적지 않았다는 점에서 수사 신뢰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금품과 향응을 받은 사례도 확인됐다.
근로감독관 A씨는 직무 관련자 3명으로부터 모두 네 차례에 걸쳐 금품과 향응을 수수했다.
직무 관련자와 사적으로 두 차례 접촉한 사실도 적발됐다. A씨는 관련 비위로 2026년 5월 정직 3개월의 징계 처분을 받았다.
향응·금품수수 비위는 최근 들어 더욱 주목받고 있다.
2023년 이후 관련 징계가 증가했으며 2026년에는 8월까지 6건의 징계가 확정됐다.
근로감독관이 노동 사건의 조사와 수사를 담당한다는 점에서 금품이나 향응을 통한 부당한 영향력 행사를 차단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오는 10월 2일부터 시행되는 개정 형사소송법은 근로감독관 수사 체계에도 변화를 가져온다.
개정 형사소송법에 따라 근로감독관에 대한 검사의 수사지휘가 폐지되고 검사는 지도·조언 방식으로 관여하게 된다.
검사의 수사지휘 폐지는 근로감독관의 수사 자율성을 확대하는 의미가 있다.
하지만 수사 자율성이 커질수록 근로감독관에게 요구되는 책임과 전문성도 높아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직무태만과 부실처리 징계가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상황에서 외부 견제가 약화되면 사건 처리의 적정성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가 과제로 남는다.
노동 사건은 노동자의 생계와 기업의 경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임금체불이나 부당노동행위 사건에서 조사와 수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피해 당사자의 권리 구제가 늦어질 수 있다.
반대로 충분한 사실 확인 없이 사업주에게 과도한 부담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어 객관적인 사건 처리가 중요하다.
근로감독관 수사권 확대에 맞춰 사건 처리 과정의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는 요구도 나온다.
사건 처리 과정에서 부당한 외부 개입을 차단하고 비위가 확인될 경우 엄정하게 책임을 묻는 체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철규 의원은 근로감독관에게 사실상의 독립적 수사권이 주어지는 상황에서 향응·금품수수와 직무태만·부실처리 등 중대 비위가 이어지는 것은 매우 위험한 신호라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검사의 수사지휘가 ‘지도·조언’ 방식으로 전환돼 외부 견제가 약화되는 만큼 비위 행위자에 대한 일벌백계는 물론 수사 공정성을 담보할 수 있는 제도적 통제 장치를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검사 수사지휘 폐지 이후 근로감독관 수사권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수사 전문성 강화와 내부 감찰, 사건 처리 절차의 투명성 확보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
금품수수와 직무태만 등 공직 비위에 대한 엄정한 징계 체계도 지속적으로 작동해야 한다.
근로감독관의 독립적인 수사 판단을 보장하면서도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노동 사건 수사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향후 과제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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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성돈 기자(hizonenews@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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