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73명 참여 초당적 합의…국가 책임 이행 촉구 본격화...
공식 사과·기념사업 추진 요구…지연된 정의 실현 과제 부상...
1980년 사북사건 발생 46년 만에 국가 차원의 사과와 명예회복을 촉구하는 결의안이 국회를 통과하며 현대사의 오랜 과제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국회는 23일 본회의에서 「1980년 사북사건 국가사과 이행 촉구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이번 결의안은 사북사건 피해자와 유가족에 대한 국가의 공식 사과와 명예회복 조치 이행을 촉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여야 국회의원 73명이 참여한 초당적 합의로 추진된 점에서 정치적 의미도 크다.
결의안을 대표 발의한 이철규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위원장은 “사북사건은 열악한 노동 환경 속에서 생존권을 요구한 광부와 주민들의 현실에서 비롯된 사건”이라며 “이제는 국가가 책임 있게 아픔을 보듬어야 할 시점”이라고 밝혔다.
사북사건은 1980년 4월 강원 정선군 사북읍에서 발생했다.
당시 광부들은 열악한 작업 환경과 부당한 처우 개선을 요구하며 집회를 준비했으나 불허됐고, 사복 경찰과의 충돌을 계기로 사태가 급격히 확산됐다.
이후 격앙된 시위 과정에서 경찰관 1명이 사망하고 수십 명의 부상자가 발생하는 등 충돌은 격렬해졌다.
문제는 사건 이후의 대응이었다.
계엄사령부는 합동수사단을 구성해 약 200여 명의 광부와 주민을 체포·연행했다.
이 과정에서 불법 체포와 구금, 고문 등 인권침해가 발생했다는 사실이 이후 조사에서 확인됐다.
사북·고한 지역 주민들은 오랜 기간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을 요구해 왔다.
진실화해위원회는 2008년과 2024년 두 차례 조사에서 사북사건을 ‘부당한 공권력 행사에 의한 인권침해 사건’으로 규정했다.
이어 정부에 공식 사과와 피해자 명예회복, 기념사업 추진 등을 권고했지만, 현재까지 국가 차원의 공식 사과는 이뤄지지 않았다.
이번 결의안은 ▲광부와 주민, 노조위원장 가족, 경찰 등 모든 피해자에 대한 국가의 진정성 있는 사과 ▲피해자 명예회복 ▲기념사업 추진 등 권고사항 이행을 촉구하는 내용을 포함한다.
특히 피해자 상당수가 고령이거나 이미 사망한 현실에서, 조속한 조치 필요성이 강조됐다.
이번 국회 결의는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정부 정책 방향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국가가 과거사 문제 해결에 대한 의지를 공식적으로 확인했다는 점에서 ‘지연된 정의’ 실현의 출발점으로 평가된다.
다만 결의안 통과만으로 실질적 변화가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정부의 공식 사과, 피해자 보상, 역사적 기록화 등 후속 조치가 실제로 이행될지 여부가 핵심 과제로 남는다.
과거사 문제 해결이 정치적 선언에 그치지 않기 위해서는 구체적 실행 계획과 예산,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철규 위원장은 “결의안 통과는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라며 “국가 차원의 책임 있는 조치가 차질 없이 이행되고 피해자와 유가족의 명예가 온전히 회복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사북사건은 산업화 과정에서 발생한 노동·인권 문제를 상징하는 사건으로 평가된다.
이번 결의안 통과를 계기로 국가가 과거의 책임을 어떻게 정리하고 사회적 치유로 이어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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