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에 정혜진 씨 ‘내 이름은 선탄부’ 선정…70여 편 응모 속 여성광부 역사 재조명
태백시 여성단체협의회, 수상작 책자 발간 추진…지역 문화유산으로 보존
석탄산업의 역사 뒤에는 탄광 노동자뿐 아니라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고 광산 현장과 가정을 함께 지켜온 수많은 여성들의 삶이 존재했다.

그러나 탄광도시의 역사를 기록하는 과정에서 여성광부들의 이야기는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했다.
태백시 여성단체협의회가 마련한 ‘여성광부의 삶과 노동 문학공모전’은 이러한 여성들의 삶을 문학으로 기록하고 기억하기 위한 의미 있는 시도로 평가받고 있다.
태백시 여성단체협의회는 「여성광부의 삶과 노동 문학공모전」 수상작 15편을 최종 선정하고 오는 6월 12일 오전 11시 태백시가족센터 2층 다목적실에서 시상식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공모전은 대한민국 산업화의 중심축이었던 석탄산업 현장에서 묵묵히 노동과 가정을 함께 책임졌던 여성광부들의 삶을 기록하기 위해 기획됐다.
태백은 국내 대표 탄광도시로 성장하며 대한민국 경제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석탄산업 발전의 이면에는 갱내 작업뿐 아니라 선탄과 운반, 광산 주변 지원업무 등을 담당했던 여성 노동자들의 헌신도 존재했다.
여성광부들은 광산 현장에서 노동을 수행하는 동시에 가정을 돌보며 지역사회를 지탱하는 역할을 담당했다.
하지만 탄광산업 관련 기록 대부분이 남성 광부 중심으로 남겨지면서 여성 노동자의 삶과 경험은 상대적으로 조명받지 못했다.
이번 공모전은 이러한 역사적 공백을 채우고 여성광부들의 삶을 기록문화로 남기기 위해 추진됐다.
태백시 여성단체협의회는 지난 4월 한 달 동안 전국을 대상으로 작품을 접수했다.
공모 결과 수기와 에세이, 소설, 시 등 다양한 형식의 작품 70여 편이 접수됐다.
이는 여성광부의 삶과 노동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예상보다 높았음을 보여주는 결과로 평가된다.
응모작들은 광산 현장에서 일했던 여성들의 실제 경험을 비롯해 가족과 이웃을 통해 전해 들은 기억, 지역사회가 공유해 온 탄광도시의 역사 등을 다양한 시각에서 담아냈다.
심사는 두 차례에 걸쳐 진행됐다.
1차 서면심사를 통해 작품성을 평가한 뒤 지난 5월 28일 본심사인 대면심사를 실시했다.
본심사에는 총 21편이 진출했으며 5명의 심사위원이 주제성과 감동성, 구성력, 문학성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했다.
심사위원단은 작품이 여성광부의 삶을 얼마나 진정성 있게 담아냈는지와 역사적 의미를 문학적으로 얼마나 잘 표현했는지에 중점을 두고 심사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치열한 경쟁 끝에 총 15편이 최종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영예의 대상은 정혜진 씨의 수기 작품 「내 이름은 선탄부」가 차지했다.
‘선탄부’는 석탄과 불순물을 분리하는 작업을 담당하는 노동자를 의미한다.
과거 탄광산업 현장에서 많은 여성들이 선탄 작업에 종사하며 산업 발전을 뒷받침했다.
심사위원단은 대상작에 대해 여성광부의 삶을 진솔하면서도 깊은 울림으로 풀어냈다고 평가했다.
특히 단순한 개인 경험을 넘어 한 시대를 살아간 여성 노동자들의 애환과 희생, 자부심을 사실적으로 담아내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대상 수상자에게는 상금 50만 원과 트로피가 수여된다.
이번 공모전은 단순한 문학 경연대회를 넘어 지역의 산업유산과 여성 노동 역사를 기록하는 작업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최근 전국적으로 산업유산 보존과 노동사 기록 사업이 확대되는 가운데 여성 노동자의 목소리를 발굴하고 기록하려는 움직임도 활발해지고 있다.
특히 탄광도시였던 태백은 광부들의 삶을 중심으로 다양한 기록 사업을 추진해 왔지만 여성 노동자들의 경험을 체계적으로 조명한 사례는 많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산업화 과정에서 여성 노동자의 역할을 기록하는 작업이 지역 정체성 확립과 역사문화 보존 측면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고 평가한다.
이번 공모전 역시 여성광부들의 삶을 단순한 과거의 기억이 아닌 지역 공동체의 역사적 자산으로 재조명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태백시 여성단체협의회는 수상작을 단순히 시상에 그치지 않고 기록물로 남길 계획이다.
협의회는 수상작을 모아 별도 책자로 발간하고 여성광부들의 삶과 노동의 역사를 후대에 전승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지역 주민뿐 아니라 청소년과 방문객들도 탄광도시 태백의 역사 속 여성들의 이야기를 접할 수 있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김미숙 태백시 여성단체협의회장은 “70여 편의 작품을 통해 여성광부들의 삶과 노동의 역사가 생생하게 되살아났다”며 “수상작을 책자로 발간해 여성광부의 삶과 이야기를 기록으로 남기고 지역의 소중한 문화자산으로 보존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시상식은 오는 6월 12일 오전 11시 태백시가족센터 2층 다목적실에서 개최되며 수상자와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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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성돈 기자(hizonenews@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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